생각/News2011/12/31 20:04

이 블로그를 중단한 지도 몇 달이 흘렀다. 2011 년동안 있었던 (개인적으로) 가장 큰 일은 블로그 운영 중단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중요한 한 해가 흘러가면서 올 한해를 정리해 봤다. 심심할 때 읽어보면 좋겠다.

너무 진실과 통찰을 빼곡히 넣었더니... 내용상 차단당할지도 모르겠다. (보통 이런 글은 차단 시도가 많이 오더라...)





벌써 12 월 31 일... 몇 시간 후면 2011이라는 숫자를 더이상 지금과 연관짓지 못하게 된다.

매년 일희일비할만한 많은 사건이 일어나지만, 올해만큼 그런 사건이 한 쪽으로 취우치는 해도 없었던 것 같다. 이 글에서 뽑은 건 한 단일 사건만 다룬 것은 아니라는 걸 미리 밝힌다.


1. 새로운 정보 유통 창구 확대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이전, 80 년대만 하더라도 구테타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방송국을 장악하기만 하면 됐다. 방송국 장악은 국민에게 제대로 된 정보 전달을 막고, 반대로 자신들이 원하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전두환이나 박정희가 구테타할 때까지만 해도 제1목표는 공중파 공영방송국(KBS)였다.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매우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고, 그 과정에서 대부분 탄압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랬고, 함석헌 옹도 그랬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과연 방송국만 장악한다고 쿠테타에 성공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또 스마트폰을 통한 방송국 '손바닥TV'의 등장도 눈여겨볼만하다.

아마 삼성과 MB정부가 애플의 스마트폰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철저히 막으려 했던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직 사회를 변화시키기엔 뭔가 부족한 듯하다. (시민들의 각성이 부족해서 '묻지마투표'가 아직은 반복되는 것 같다.)

같은 의미로 하나 더 짚고 넘어갈 것이 소셜커머스 인기몰이다. 티켓몬스터를 위시해 등장하기 시작한 소셜커머스는 거의 5~7 년동안 정체됐던 한국 웹산업 구조에 변화를 몰고 있다. 현재까지는 부작용이 훨씬 크다고 생각되지만, 미래에 좋은 영향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2. '나는 꼼수다' 열풍

올 4월에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한 방송이 시작됐다. 방송이래봐야 제대로 된 언론이 아니라 MP3 음원파일을 녹음해서 애플이 운영하는 아이튠즈에 등록해 다른 사람들이 듣도록 하는 서비스일 뿐이었다. 이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세 명,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민주당 소속 전국회의원, 김용민 시사평론가 겸 한양대 교수이었고, 8 월 들어 주진우 시사인 (누나전문)기자가 함께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다가 6~8 회가 공개되면서 크게 알려지기 시작해서, 매 중요선거가 있을 때마다 관계자와 후보가 참여했고, 홍준표 한나라당 당수가 자진해서 참여하면서 계층을 넘어 알려지게 됐다.

매회 듣는 사람이 300만 명을 넘어섰고, 지금은 아이튠즈를 통해서 600만, 그 이외의 방법까지 포함하면 천만 명이 넘는 사람이 듣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라는 식의 일종의 예언이 다음 회가 공개될 때쯤에 진짜로 일어나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나꼼수는 BBK 제대로 알기, 부산저축은행사건의 본질, 인천공항을 매각하려는 이유, 중수부 폐지, 4대강사업, 삼화저축은행 등을 소재로 다뤘다.

특히 두 가지는 눈여겨볼만하다. 내곡동 토지 불법매입은 나꼼수를 통해서 처음 세상에 보도됐다. 지금은 이 사건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지시해서 이뤄졌던 것이라는 것까지 밝혀졌다. 10 월에 있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 방송에서는, 선거 당일 일어났던 박원순 (당시)후보 홈페이지와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홈페이지 DDos 공격이 사실은 투표소 변경과 관련된 투표율 낮추기의 일환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수사를 통해 이 의혹은 사실이었다는 것이 밝혀졌고, 한나라당 최구식 국회의원과 청와대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차후에 밝혀졌다. 부동산 투기는 부정부패의 표본이고, 선거 방해는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중대한 사안인만큼, 이 두 가지 사건만으로도 미국이나 영국에서라면 대통령이 탄핵될-아니 스스로 사퇴할만한 사안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도 귀를 막고 있다.


나꼼수 열풍은 단순히는 재미를 추구하는 것 같지만,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의혹을 품고 있던 사건들을 논리적으로 지적하면서 인기를 얻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 새로운 정보 유통 창구 죽이기 돌입

공중파 방송국이나 신문사 같은 언론매체를 통하지 않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국민들이 직접 정보를 전달하며 여론을 형성하고, '나는 꼼수다' 같은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정보유통 구조가 형성되자, 한나라당과 이명박-청와대는 이를 막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갑자기 대권후보로 등장한 안철수 박사의 이미지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 '나는 꼼수다' 제작진 중 한 명인 정봉주의 말도 안 되는 구속, KBS를 비롯한 공중파 방송국의 보도의 자유를 억압하여 80년대 군부독재 시절에 있었던 땡전뉴스를 부활시킨 것, 트위터 특정계정 등 각종 서비스이용 제한, 망중립성(정보통신 회선은 사용자가 이용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막으면 안 된다는 소비자 권리) 논란 등이 계속됐다.


4. 한미FTA

다른 나라의 법체와 체계를 미국에 맞추기 위해 미국이 추진하는 국제협정(?)이 FTA다. 한국은 거의 10 년 전부터 미국과 FTA를 추진해 왔는데, 국민들이 반대하는 가운데도 협정을 비준하였다. 아직 발효된 것은 아니지만 2012 년에 발효될 것으로 보여 큰 논란이 일고 있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국민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는 한미FTA를 왜 밀어붙이고 있는가? 이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뜻인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를 통해 의료법 개정 등이 진행되면 가장 큰 수익을 얻는 세력은 삼성이기 때문이며, 그 과정에서 집권층은 자신들의 특권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이에 호응하여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5.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폭발

3 월 9일에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대지진이 일어났고, 그로인해 큰 해일이 일어났다. 이 해일은 후쿠시마에 있던 4 기의 원자력발전소를 덮쳤고, 원자력발전소 통제용 전력을 공급하는 시설을 파괴했다. 그 결과 모든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이 중단됐고, 수소폭발이 일어났으며, 2호기와 3호기는 노심융용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노심 폭발을 막기 위해 뒤늦게 바닷물을 쏟아부었으며, 그 결과 태평양은 세슘 같은 방사능 물질에 오염되었다.

이 처리과정에서 일본은 어떤 조취를 취하기 전에 미국과 중국에 사전통보와 허락을 받은 것으로 들어났다. 한국은 내줄 거 모조리 내줬는데도 사후통보도 받지 못했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대기중에 퍼진 방사능 물질이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기상청은 '편서풍 지역이라서 그럴 가능성이 없다'라는 말 한마디로 일축했는데, 실제로 며칠 뒤 한국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면서 (알고 있으면서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 사건 이후로 한동안 방사능 패닉이 일어났는데, 막상 방사능 영향이 더 많아진 지금은 아무도 방사능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대중의 건망증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참고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건 때는 이전에는 희귀암이었던 갑상선암이 발병률이 30 배 늘어나서 흔한 암으로 바뀐 적이 있다.

한편, 1950~1970 년대에 미·소·중 등이 행했던 원자폭탄 실험에 비하면 별 거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폭발 이후의 한 연구 결과는 현재 일본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능양이 과거 원자폭탄 실험으로 생성된 것이 더 많다고 한다. (진실은 모르지만.....)


6. 희망버스 - 재보궐선거

한진중공업은 우리나라 재벌 중에서는 역사가 긴 회사가 아니다. 급격한 성장배경은 먹튀라는 주장이 있다. 실제로 한진중공업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면 투자 → 3~5년 운영 → 매각 후 이전 과정을 되풀이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안정과 승계는 매번 부시됐다. 이번 사건을 초간단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한진중공업은 부산에 조선소를 갖고 있었다. 몇 년 전에 필리핀에 지사를 설립하여 조선소를 운영하고자 했는데, 운영 승계 등을 들어 노조에서 반대를 하였다. 그러자 한진중공업은 그와 관련된 내용을 철저히 노동자 뜻을 수용하였다. 부산 조선소는 건조할 배가 수주되지 않는 한 계속 유지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래서 필리핀에 조선소를 건립했지만, 그 이후 사태가 일어났다. 한진중공업 측이 부산 조선소에 수주를 전혀 받지 않았다는 것! 이에 몇 명의 한진중공업 근로자 세 명이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소식은 일반 언론이 아닌,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새로 등장한 서비스를 통해 전달되었다. 이에 일반시민들은 자비로 버스를 대절하여 몇 차례 현장을 방문하였고, 이를 방해하는 정부와 많은 충돌을 일으켰다.

"좌파는 돈을 내며 시위를 하고, 우파는 돈을 받으며 시위를 한다."

현재는 희망버스 아이디어를 냈던 송경동 시인이 말도 안 되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일반교통방해,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공동건조물 침입,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5가지 혐의'를 이유로 구속된 상태다. (앞에서도 잠깐 뜻을 비췄지만, 이번 정부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7. 부패세력의 이권 챙기기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최근엔 그 정도가 지나친 것 같다. 보통이었다면 그 해 10대사건으로 꼽을만한 사건이 너무 많아서 특히 중요한 몇몇만 나열해 본다.

  • 한미 FTA
  •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개최하는 이유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이익 때문이라고...)
  • 삼화저축은행 등의 사태
  • 이명박 대통령 측근의 수없는 비리
  • 전자주민등록증 추진 (이것도 삼성의 이익 때문이라고...)
  • 인천공항 매각을 통한 사유화 추진
  • 서태지-이지아 이혼 사태 (BBK가 이명박 소유라는 것을 덮기 위한 이슈로 사용됨)
  • 정봉주 전국회의원 실형 판결
  • 삼성물산의 태안 유조선 사태 보상 거부
  • 벤츠 여검사 사건
  • 서울대 법인화
  • 검경찰 수사권 다툼 (청와대가 퇴임 후 검찰 보복을 생각해 수사권을 검찰에 밀어줬다는 뜻이 강하다고 함)
  • 환율 방어, 주가 방어
  • 기타등등.....

8. LHC 가동 - 힉스(Higgs) 입자 발견(?), 초광속 중성미자(neutrino) 발견

가을과 겨울 동안 발표된 논문에 놀라운 소식이 있었다. 힉스 입자는 질량을 갖게 만든다.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면 표준모형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초광속 중성미자가 발견된다면 상대성이론의 '모든 좌표계에서 광속은 항상 일정하다'라는 기본가정이 무너지게 된다. 이 말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뼈대로 해서 쌓아올려진 기존 물리학을 전부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짧게 설명할 수 없는 이 중요한 두 발견은 그러나 아직 명확한 것은 아니다. 최소한 1 년은 더 필요하다. 기다려보자. (이런 실험을 우리나라에서는 왜 할 수 없나를 짚어봤으면 좋겠다. 사실 경제적으로만 따진다면, 환율이나 주가를 방어하려고 쓰는 돈의 극히 일부만 있어도 이런 실험을 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나로호 2차 발사에 실패했다. 1차 발사 때도 그랬지만, 대상을 대상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들 편의대로 보는 문제가 이런 실패를 만드는 것이다. 뉴턴과 관련된 비슷하면서도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일식이 일어나는 어느 날, 뉴턴의 친구 귀족들은 뉴턴에게 일식을 달라고 부탁했다. 뉴턴이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도록 준비를 끝내고 기다렸지만, 귀족이 몸치장하느라 늦어서, 뉴턴에게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일식이 끝난 후였다. 뉴턴이 일식이 끝났다고 하자 귀족들은 뉴턴에게 이렇게 말했다.
"끝났다고? 그럼 다시 한번 부탁하네."

2009 년에 있었던 나로호 1차발사 때 교육과학기술부의 안병만 장관이 발사할 수 없다는 보고에 "그냥 발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이런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2012 년)의 과학 키워드로 `창조와 융합, 나로호`를 꼽았다는 건 웃기다. 뭐 올해 과학 키워드를 `원자력과 과학벨트`로 꼽았다는 것 자체가 웃기긴 하다. ㅎㅋ



9. 종편 개국

한나라당이 네 보수신문사에 선물로 줬던 종편이 드디어 개국했다. 종편은 모든 분야의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지만,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과 위성TV를 통해서만 방송되는 것이 다르다. 중앙일보(JTBC), 매일경제(MBN), 조선일보(TV조선), 동아일보(채널A)가 이들이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뒤의 평균 시청률이 0.3% 정도다. 이들은 지상파 방송의 70%까지 광고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만큼, 그만큼 품질을 갖출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종편 등장은 기존 미디어 시장을 나눠먹는 것일 뿐이다. 광고주가 방송매체가 늘어났다고 광고비를 늘릴 리는 없을테니,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 공중파 방송사와 비교될 정도 수준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경쟁이 될 텐데, 그건 쉽지 않다. 인터넷 쪽이라면 수준이 낮은 편이니 쉽게 경쟁할 수 있을 듯 싶지만, 이쪽도 한참 성장하는 분야이니 광고주들이 비용을 줄이는 게 어렵다. (한번 밀리면 그걸로 끝이다. 삼양식품이 라면시장에서 농심을 제치는 것을 봐라.) 결국 종편 전체로 보면 모두 살아남지는 못할 것이다.

현재 상태로 본다면 모업체인 삼성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JTBC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방송 자체가 돈을 벌지 못한다 하더라도, 삼성은 방송의 힘을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머지 세 언론사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오히려 조선일보, 매일경제, 동아일보까지 재정란에 빠트려서 경쟁력을 잃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때문에 종편법(수정미디어법)이 국회에 통과될 때, 나는 종편이 독약일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했었다.)


10. 당신은 아직 살아있다!

당신은 아직 살아있다. 따라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데 아직 늦지 않았다. 좀 부족하더라도, 그래서 당장 바로잡지 못한다 하더라도, 우선은 노력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 아닐까. 이 의미들이 모여 언젠가 잘못들이 바로잡힐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