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에세이2010/10/08 14:34
전자책이란 것이 우리 시야에 들어온 것은 2000년 쯤이었고, 그 후 수많은 시도가 있어왔다. 그 중 Booktopia라는 회사가 가장 앞서간 것은 2005~2006년 쯤이었다. 이 회사가 독주한 것은 기존 종이책 출판사가 이 회사에 출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즉 이 회사가 공급한 컨텐츠는 대부분 기존의 종이책을 그대로 전자책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장점이 많다. 기존에 완성된 원고를 편집자 한 사람이 일주일 정도 작업하면 전자책 한 권을 완성할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전자책은 하나의 덤으로써 시험해보는 의미만 담고 있어서 수익을 기대하지도 않았다.
아쉽게도 Booktopia의 효력은 최근 다했다. 조금 더 버틴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사태는 그리 간단치 않다. Booktopia를 버리고 새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전자책의 충격 (출처 : 자그니 님 블로그)

전자책은 기존 종이책과 비교해서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장점으로는 가벼움, 역동성, Link를 통한 유기성, 실시간 정보 업데이트 등이고, 단점으로는 감성 충족 미비, 소유욕 충족 미비, 전원 문제 등이 꼽힐 것이다. 단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감성 부족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그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였던 전문가와 이용자는 거의 항상 반감을 표해왔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는 많이 있지만, 몇 가지만 들어보자면....
LP에서 CD로 넘어갈 때 그랬다. 지금도 LP만 고집하는 사용자가 있을 정도로 CD로의 전환에 대한 반발은 매우 거셌다. 처음 영화가 등장했을 때는 기존 극장가의 큰 반발이 있어왔는데, TV 등장은 반대로 영화계가 크게 반발했다. 그 뒤, 비디오 등장과 DVD 등장도 똑같은 반응을 반복했다. 자동차 등장도 마찬가지여서 독일에서 처음 만들어진 자동차는 한동안 운행을 하지 못했었다. 결국 운전하게 됐을 때는 앞에서 한 사람이 자동차가 온다고 소리지르며 먼저 가야 했고, 뒤에선 사람들이 자동차에 부딪히는지 살피면서 몇 명이 항상 따라붙어야 했다.
나는 종이책과 전자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전자책의 장점은 극명하다.
생산 원가가 훨씬 적게 든다. 책 생산은 크게 세 가지 재화가 필요한데, 교정/편집 비용(인건비), 인쇄비와 물류비, 제조시간이다.이 중 인쇄비와 물류비는 거의 '0'으로 떨어진다.교정/편집 비용은 약간 낮아지기는 하겠지만 2/3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제조시간이다.거의 실시간으로 쓰는이와 읽는이가 소통할 수 있게 됨에 따라서 지금의 종이책처럼 완벽한 컨텐츠를 유통시키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완성된 컨텐츠를 적당히 유통시키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이 말은 일반 컨텐츠가 신문과 잡지 형식으로 유통된다고 이해되기도 한다.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는 앱이 수시로 업데이트 되듯이 전자책 리더도 책 업데이트를 항상 알려 줄 것이다.

신문과 잡지로 공급되던 컨텐츠는 형식을 바꿔서 커뮤니티(SNS)와 기사가 동시에 제공되는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처럼 온갖 떨거지를 통으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기사를 보고 유통 방향을 결정하면(평점을 매기면), 대중은 이 판단을 근거로 읽을 것인지 읽지 않을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시기는 생각보다 빨리 올 것 같은데, 전자책 시대에는 누가 어떤 커뮤니티를 갖고 있느냐의 경쟁이 될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새로 등장하게 될 커뮤니티는 포털과 조금 동떨어진 제3의 공간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전자책이란 매체의 중요한 특성으로는 공간(지면) 제약과 색상 제약에서 벗어난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종이책 대다수가 흑백만으로 제작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칼라 인쇄는 돈이 많이 들고, 둘째는 관리가 힘들어서다. 칼라 인쇄를 할 때는 종이 선택부터 하기가 힘들다. 종이에 직접 인쇄해 보고, 디자인을 고치는 일도 많다. 편집자가 인쇄소를 찾아가지 않으면 좋은 책이 나오기 힘들다. 그런데 전자책에서는 그런데 소모되는 노동력을 많이 줄여줄 것이다. 그러면 제조단가와 제조시간이 줄어든다. 이는 소량 다품종 시대를 부를 것이다. 기존 출판계도 소량 다품종 시대였던 것이 확실하다. 다만, 주목받지 못한 컨텐츠는 필요로 하는 소비자가 있음에도 그들과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였다는 것이 앞으로 펼쳐질 세상과는 다르다.

전자책의 활성화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분야는 사실 출판분야가 아니라 광고 분야다. 어떤 행사 같은 곳에 가서 받은 팜플랫을 그동안 어떻게 했는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집에 가던 도중에 모두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을 것이다. 귀찮은 것이다. 하지만, 전자책이 보급되면 그 곳에 넣어두면 된다. 물론 광고를 준비할 때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위해 두 가지 컨텐츠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그 효과는 확실할 것이다.

종이책은 쪽수 영향도 많이 받는다. 너무 길면 출판 불가가 되는 것이 당연했고, 부족하면 부족한 분량을 채워 넣어야 했다. 적당한 분량이라 하더라도 쪽수가 4의 배수가 되야 한다. 이런 상황이어서, 심지어는 부족한 분량을 채워넣다가 전체 질이 떨어져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전자책은 그런 영향을 적게 받을 것 같다. 정보로서의 첨부자료를 많이 넣어두거나 링크를 남기는 것이 유행처럼 번질지도 모른다.

링크(Link)도 전자책이 가지는 중요한 장점 가운데 하나다. 사실, 일반 서적의 끝에 나오는 참고도서, 참고사이트, 온갖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책을 쓸 때면 항상 앞부분에 어떤 것이 설명됐는지, 읽는이가 그것을 읽었을지 안 읽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냥 단순히 링크로 연결해 버리면 그만이다. 좋은 자료가 있을 때 이를 읽는이에게 소개해 주기 위해서는 직접 제시하거나 인용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자책에서는 그냥 링크로 연결해 버리면 그만이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저작권이 크게 바뀔 필요가 있다는 말과 같다.) 이런 식으로 종이책은 한 권의 제한된 공간에 원하는 정보를 채워넣고, 남거나 부족할 때 곤란을 겪던 것과는 다르게, 전자책은 제한이 훨씬 적어진다.

전자책의 또다른 장점은 검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쓰거나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본 기억이 나는 내용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한참 찾다가 포기한 경험이 참 많을 것이다. 심지어 사전에서도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 하지만 전자책은 검색을 지원하여 찾아 헤매는 수고를 줄여준다. 더군다나 검색은 관련 서적을 판매할 수 있는 광고가 되기도 하고, 특히 부분 구매하려는 사람에게 큰 매력이 있을 것이다. (부분 구매나 소량 컨텐츠 판매 서비스는 지금도 준비하는 곳이 아주 많다. 가까운 장래에 볼 수 있을 것이다.)

기타등등으로 메모기능 등 장점은 아주 많다. 지금까지 길게 쓴 글을 보면 전자책이 완전히 좋은 점만 이야기하는 듯 싶다. 하지만 나쁜 점도 있다. 이는 다른 사람의 글을 검색해 보는 것이 좋겠다.



전자책 단말기는 어떤 것이 대세가 될까?
지금까지 전자책 단말기는 크게 세 종류다. 아마존에서 뿌리는 전자종이를 기반으로 하는 단말기, 아이패드 같은 넷북같은 단말기, 스마트폰과 비슷한 단말기가 그것이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

전자종이를 기반으로 하는 단말기의 장점은 배터리가 오래 간다는 장점이 있다. 그 이외의 장점은 전자종이보다 다른 매체의 발전속도가 빠르므로 금방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전자종이는 색깔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는 큰 약점이 있다. 이 약점이 지금까지 부각되지 않은 것은 지금까지 나온 이북 컨텐츠 대부분이 종이책에서 넘어왔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컨텐츠 대부분은 흑백이었고, 색깔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전자책 특성에 맞는 컨텐츠가 많아지면 제대로 처리할 수 없는 경우가 늘면서 사용자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은 대부분 면에서 장점을 갖는다. 단점이 두 가지... 있는데, 첫째는 작은 화면이다. 아무래도 최소한 신국판 한쪽 정도 너비는 되야 읽기 쉬울테니 이 점은 큰 약점이다. 둘째는 휴대전화와 같이 묶여있으면 사용자가 이용에 심적 부담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아이패드는 이러한 점을 노린 스티브잡스의 야심작이라고 할만하다. 대부분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는 것 같은 아이패드지만, 출판시장과 아이패드 스스로가 기술적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결국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이렇게 살펴본 전자책이란 존재는 우리에게 '지식'이란 존재를 재정의하게 만들 것이다. 10년 전에 "'무엇'보다 '어디'가 더 중요하다"고 했던 인터넷의 등장은 잠시 뒤면 정말 그런 시대가 되게 만들 것이다. 손엔 수천, 수만 권의 책이 들려있고, 사람들은 항상 그것에서 정확한 통찰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심할 것이다.
책을 수천, 수만 권씩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점점 정보와 거리가 멀어지면서 결국엔 정보맹이 되고, 놀고 먹는 사람과 중노동을 하는 사람의 격차는 점차 더 커지게 된다.

(비약이 좀 있지만, 이 비약을 이야기하기는 힘듦으로 이야기를 생략한다.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이렇다는 이야기는 SNS가 더욱 강화되어 소비자 권력이 급부상하고, 소비자와 생산자를 직통으로 연결하여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과 소비자와 생산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대량샌산에 이어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세계 각국은 악순환 속에 빠져들었다. 생산 → 판매 → 소비 → 생산이라는 순환에서 많은 소비자가 저가 제품만 찾게 되자 기업이 엉뚱하게 값 낮추기 경쟁만 하시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직원에게 보상을 적게 해 주거나 직원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생산 → 염가판매 → 소비 → 해고(감봉)이라는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또, 신용카드 사용량 증가에 따른 경제 부실화도 빼놓을 수 없다. 가계 저축을 통한 재투자가 사라지고, 펀드나 주식을 통한 간접투자가 늘어나는 것도 비슷한 결과를 가져온다. 시장이 대형 유통활인망에 의해 망해간다는 이야기도 이런 악순환 위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이 악순환에서 버틸 수 있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 한계에 다다르기 전에 전문 소비자 SNS가 활성화되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이때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기존 유통망이 붕괴되고, 새로운 유통망으로서 택배나 퀵 시스템이 강화될 것이다. 즉 생산자 → 유통상 → 소비자의 물류 이동 단계에서 온갖 유통상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유통상이 더욱 단순화할 수밖에 없다.
기존 유통망이 다양한 구조를 띄었던 것은 각자 취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이 컸기 때문이다. 앞으로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면 지금 우체국에서 우편물을 취급하는 것처럼 유통이 취급될 것이다.

전자책을 사용한다는 것은 생각외로 기존 사회질서를 무너트릴 가능성이 크다. 그럴 때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하루아침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자, 이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생산자, 유통업 종사자, 소비자의 수치를 대략 가늠해서 각 산업 비중이 어떻게 변할지를 생각해 보자. 이 비중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앞으로 10년 후, 경제를 쥐고 흔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