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News2010/10/15 13:15

글 쓴 날 : 2008/10/18 23:41

남양유업에 대해서 오래전 기억을 떠올려본다. 좀 많이 오래 되서 거의 20년 전 이야기다 완전히 정확한 시간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아무튼....당시 KBS에서 <추적 60분>이라는 프로를 방송할 때다. (이 프로그램 제목은 나중에 타 방송사에서도 사용된 적이 있으나 KBS에서 방송될 때다.)


당시의 이슈는 '과연 분유는 모유만큼 좋은가?' 하는 문제였다. 분유 제조사들 모두 처음에는 '분유가 모유보다 좋다'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여 사회적으로 큰 저항을 불러왔다. 당시 시장점유율 1위 업체는 남양유업이었고,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었다. 업체들이 하나둘 여론에 굴복하면서 모유가 좋기는 하지만 분유를 사용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논조로 주장을 바꾸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음으로 나타난 문제는 '우리나라는 왜 분유 의존율이 높은가?'였다. 물론 그 결과는 산부인과에서 신생아들에게 분유를 먹이며, 퇴원할 때 분유를 바꾸면 아기들이 탈이 난다는 통설이 이슈가 되었다. 이에 대해서 또 몇몇 업체가 제공하지 않겠다는 방향으로 선회했으며, 서울우유는 사업을 접었다.


다음으로 논란이 된 것은 'TV와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한 분유광고는 괜찮은가?'였다. 일단 모유보다 안 좋은 것이라면 광고에서 좋은 것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불합리하기 때문에 광고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분유업계에만 광고할 수 없는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뭔가 특단의 조취를 내려야 할 상황이 되었다.


<추적 60분>에서 분유문제를 다룬 것은 바로 이 시점이었다. 프로그램의 주요 의제는 '왜 분유광고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가?' 하는 문제였다. 아마 어떤 달덩이처럼 생긴 아기가 한 번 웃는 광고를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다들 기억하실 것이다.[각주:1] 몇 달의 기간동안 사회 여론이 관심을 갖던 주제였기 때문에 전 국민들이 집중하여 <추적 60분>을 시청했는데 프로그램의 내용은 일반 국민들에게는 뜻밖이었다. 모든 분유업체가 분유 광고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는데 오직 한 업체 남양유업만 이 합의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며, 스튜디오에 다른 업계 관계자들이 직접 나와서 그에 대해 언급했기 때문에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추적 60분>에서 남양유업 관계자와 인터뷰 등의 방법으로 촬영을 시도했으나 전부 거절당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더 웃긴 것은 그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에 남양유업 관계자가 직접 전화하여 자신들도 분유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협약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협약은 그동안 잘 지켜졌고, 대신 이유식 광고가 대세가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다시 살펴보자. 분유가 모유만큼 좋은가에 대한 논란에서도, 왜 분유 의존율이 선진국보다 높은가에 대한 논란에서도, 분유광고는 괜찮은가에 대한 논란에서도 끝까지 자신들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던 기업은 사실 시장지배기업인 남양유업이었다. 자존심같은 것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남양유업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분유를 생산한 업체이며, MBC 등의 TV 방송국과 협력하여 우량아 선발대회를 만들고, 분유 사용량을 늘리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한 회사였다. 아마 그러한 시장에 대해서 꾸준히 자신들의 입지를 유지하고 싶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분유회사들이 특정 병원에 분유를 공짜로 다시 납품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분유회사들이 단 한 곳도 병원에 무상제공하던 것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안 지켰던 것인지도 모른다.




멜라민의 공포가 아직도 아기엄마들을 휩쓸고 지나가고 있다. 중국의 분유업체에서 처음 검출된 멜라민이란 녀석이 어떻게 얼마나 나쁜 물질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나쁘긴 나쁜가보다. 중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업체들의 유제품을 검사하였고, 심지어 유럽의 특정 국가의 유제품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멜라민이 검출된 제품들이 수입됐고, 이들 중 남아있는 제품은 모두 압수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광고된 남양유업의 광고가 있었다.

남양유업이 일간지에 게재한 첫 번째 광고


남양유업이 일간지에 게재한 두 번째 광고

동글로그님의 글에 의하면 위의 광고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고 한다.

“남양유업은 멜라민이 든 뉴질랜드산 원료를 사용하지 않아, 분유를 포함한 유아식 전 제품이 멜라민으로부터 100% 안전하다. 다른 회사 제품은 확인할 수 없지만 남양유업 유아식의 원료와 제품의 품질은 100% 안전하다”

“KBS, MBC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내 모든 분유 회사가 문제의 뉴질랜드산 원료를 수입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이 사용한 유아식 원료와 제품은 100% 안전한 것으로 식약청과 농림수산식품부에 의해 확인되었다. 남양유업 유아식을 선택하셨다면, 그 올바른 선택에 자부심을 가져라. 오직 남양유업만의 무한 자신감-”

그냥 단순히 글을 읽어보면 남양유업의 원재료는 좋은 것이었고,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사실상 따지고 보면 그렇지를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일 뉴질랜드산 락토페린 9건을 검사한 결과 2건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락토페린은 단백질의 일종으로 모유나 우유에 소량으로 들어간다. 인체 내에서 면역 증강, 철분 흡수 조절, 항산화, 살균 등의 기능을 한다.

검출량은 남양유업 수입 원료에서 3.3ppm, 파스퇴르유업 수입원료에서 1.9ppm이 검출됐다.

그러나 뉴질랜드산 락토페린을 원료로 사용한 국산 분유·이유식 완제품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

식약청은 남양유업이 올해 뉴질랜드에서 수입한 390kg의 락토페린 중 멜라민이 검출된 190kg을 압류했다. 또 파스퇴르유업이 수입한 235kg 중 170kg에서 멜라민이 검출됐으나 135kg은 이미 사용돼 35kg만을 압류했다.

뉴질랜드산 락토페린을 사용하는 국내 유제품 업체는 파스퇴르유업, 남양유업, 일동후디스, 매일유업, 비락 등 모두 5곳이다. 이 중 일동후디스, 매일유업, 비락의 원료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2008년 10월 2일자 헬스코리아뉴스 보도 내용>

위의 내용처럼 남양유업이 수입한 원료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뭐냐? 결국 남양유업은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 되었다. 또한 위에서 이야기한 분유를 광고하지 않겠다던 협정도 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남양유업에 대한 여러 가지 사건이 있을 때마다 남양유업에 대한 글을 쓸까 싶어 여러 번 망설였다. 하지만 '기업을 운영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뭐...' 라고 생각하며 그냥 넘어가곤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좀 너무한 것이 아닌가 싶어 이 글을 남긴다. 남양유업은 자본금도 작은 기업이 1년에 수천억의 순익을 남긴다거나 우리나라의 탄탄한 10대 기업에 뽑혔다는 이야기 등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우선 식품회사로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지금 남양유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돈을 밝히는 회사로밖에 볼 수가 없지 않은가?


ps. 광고 이미지와 기사 내용은 동글로그님의 글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ps. 2010.10.15 추가

한국경제에 남양유업이 돈 많은 회사라는 기사가 떴다. 쌓아두고 있는 3600억 원을 어떻게 벌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비슷한 기사가 예전부터 있어왔던 걸 고려한다면, 원래 옛날부터 갖고 있던 돈이었을 듯...)



  1. 얼마 전에 그 당시 아기 모델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더라. [본문으로]